이달의 책, 잭 핼버스탬 지음 허원 옮김, 『실패의 기술과 퀴어 예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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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이제는 실패다"
그리고 실패는 퀴어들이 특별히 잘하는 일이자
지금껏 항상 잘해왔던 일이다.
📣 ‘성공’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를 떠받치는 근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세계에서 성공과 실패의 개념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합니다.
우리는 성공을 바라는 사회와 삶에 익숙하지만, 그것만큼 꿈이 조각 나고, 희망이 뭉개지며, 환상이 깨지는 일에도 익숙합니다. 실패가 삶의 방식, 무기가 될 수 있을까요?
『실패의 기술과 퀴어 예술』의 저자 잭 핼버스탬은 애니메이션과 대중문화, 하위문화, 반문화에서 발견한 지혜를 동력으로 삼아 이상주의적 희망을 체념하기보다는 지혜를 얻고, 삶과 문화, 지식, 기쁨과의 새롭고 유연한 관계를 일구고자 합니다.
실패는 루저와 약자들의 무기이자 비판의 한 양식이라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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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회에서, 누구보다 실패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퀴어
📣이성애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기고 재생산을 미래성과 연결하는 사회에서, 즉 아이가 곧 미래인 세계에서 우리는 이성애 규범적 발달 모형을 성공적으로 따르도록 강제되며, 그 성장과 재생산 과정의 대물림이 시간을 만들어냅니다.
이 논리에서 퀴어는 미래를 갖지 못하며, 실패와 필연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는데요(옮긴이의 말 발췌)
저자는 시간성을 방해하는 퀴어한 자아의 등장에 주목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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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에서 만난 퀴어한 자아
건망증 물고기 도리와 멍청한 닭 밥스의
‘어리석음’, ‘유치함’이 삶의 방식이 될 수 있을까?
그러나 핼버스탬은 이 책에서 ‘퀴어’라는 단어를 결코 동성애에만 국한시키지 않습니다. ‘퀴어’는 이성애 규범적 자본주의 사회에 비추어볼 때 ‘타자’로 간주될 수 있는 것, 혹은 주류에서 비켜난 ‘아웃사이더’의 관점이나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모든 사람 또는 모든 것을 포괄합니다.
이를테면 <니모를 찾아서>에서 도리는 가족에 대한 기억이 없고, 현재 시점에 망명해 있으며, 인지력이 짧고, 계속해서 맥락이 결여된 감각을 가지고 있는데요, 욕망을 결부시키지 않은 채 목적 없이 여행을 하는 도리는 우리에게 보상이나 보수에 의한 동맹에 의존하지 않는 협력의 강력을 모델을 제시합니다. 또한 이러한 퀴어한 시간성 혹은 망각이 자본주의적, 가부장적 전승에 강력한 제동 장치로 작동합니다.
또한 클레이 애니메이션 <치킨 런>에서 페미니스트 운동가인 닭 진저는 닭장 안의 자매들을 깨워 반란에 동참하도록 독려합니다. 그가 “자유로운 닭으로 죽든가, 자유로워지려 애쓰다가 죽든가 둘 중 하나다”라고 힘차게 연설할 때, ‘멍청한’ 닭 밥스는 그런 이분법적 사고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그게 유일한 선택지인가?”(261쪽)라고 묻습니다.
이분법을 거부하면서 성공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다른 사고방식, ‘어리석음’, ‘유치함’이 저자가 제안하는 넓은 의미의 퀴어한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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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실패는 우리에게 어떤 종류의 보상을 해줄까?"
"실패는 우리에게 어떤 종류의 보상을 해줄까? 아마도 가장 분명한 건, 제멋대로인 어린 시절에서 정숙하고 평범한 성인으로 이끈다는 목표 아래 행동을 규율하고 인간의 발달을 관리하는 처벌 규범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준다는 것일 테다. 실패는 경이로운 무정부 상태를 일정 부분 보존하고, 성인과 아동, 승자와 패자 사이의 뚜렷하다고 여겨지는 경계를 흐린다."
<실패의 기술과 퀴어 예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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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되지 않기로 할 때,
실패는 우리를 해방시켜줄 것"
-옮긴이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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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핼버스탬은 자본주의와 이성애 중심주의 안에 녹아들어 있는 성공 및 성장 담론과 발전 지향적 관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오히려 실패가 가진 미덕을 조명하며, 그것을 퀴어한 삶의 방식, 혹은 퀴어들의 삶의 방식과 연결한다. 배움과 학문의 측면에서, 예술과 작업의 측면에서, 또 삶 자체에서 실패가 가질 수 있는 잠재력과 파급력을 살펴볼 수 있다.
핼버스탬은 학계에서만 관습적으로 통용되는 소위 고급 이론의 ‘고급성’을 해체하며 “더 넓은 대상에 가닿기 위해 더 낮은 곳을 겨냥”하는 저급 이론을 제시한다. 그가 문학 작품 또는 중요한 사상가나 학자의 저작보다는 만화,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대중문화, 하위문화 등 진지하게 다뤄지지 않는 “실없는 아카이브silly archive”에 속하는 텍스트를 더욱 즐겨 다루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옮긴이 후기 더 보러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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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기술과 퀴어 예술> 번역상의 난제들 옮긴이 후기2
번역상의 난제들① 젠더 규범에 도전하는 핼버스탬의 변화된 이름 따라잡기
젠더 규범에 도전하는 핼버스탬은 타고난 이름인 ‘주디스’와 함께 ‘잭’이라는 이름을 병기하거나 아예 ‘잭’만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책의 원서 출간 이후에는 잭이라는 이름을 좀 더 자주 사용하는 경향이 보인다. 따라서 이 번역서에서는 2011년 원서 출간 시 사용했던 Judith Halberstam 대신 ‘잭 핼버스탬’을 사용했다.
번역상의 난제들② 핼버스탬의 비상하고 재치 넘치는 문체 특히 ‘animate’의 경우
또한 책에서 분석 대상으로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많이 등장하므로 해당 장르를 뜻하기도 하는 한편, ‘생동성’, ‘활기’, ‘활성화’라는 근본적 의미 역시 전달할 때가 많다. 맥락에 따라 좀 더 우세한 의미를 드러내도록 번역어를 골랐으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원어를 병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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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문화에는 이미지가 들어간 책이 많습니다. 이미지 사용은 각각의 저작권자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이미지 저작권자들은 이북의 사용을 허락하지 않거나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참내 전자책 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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