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등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막강하기 이전을 기억하시나요? 이전에는 페이스북, '페북'이 있었습니다. 당시 10대 여성은 그 시류의 선두에 있었지요. 이들은 페이스북이라는 새로운 디지털 공간을 말 그대로 빠르게 접수했습니다. 뉴미디어를 가장 먼저, 가장 열정적으로 사용한 이들은 곧 소셜 미디어 문화와 시장의 주체로 등장했습니다.
인터넷의 미덕이 익명성에서 ‘전시’로 바뀌고, 소셜 미디어가 관심과 명성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던 때, 이에 맞춰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 시작했습니다.
10대 여성들은 여기서 소셜 미디어 콘텐츠의 양을 증폭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부지런히 퍼 나르면서 빠르게 유통시킨 디지털 자본주의의 촉매자이기도 했습니다. 디지털 자본주의를 최전선에서 일군 10대와 20대 초반의 이 세대는 소셜 미디어를 자유자재로 갖고 놀며 소셜 미디어의 대중화를 이끄는 한편, 상업적 매체로서의 가능성을 창출해 내는데요.
이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가 그려지시나요? 또래 네트워크에 기반한 소셜 미디어의 소비시장이 10대 여성의 (무임 혹은 저임의) 디지털 노동에 기대어 소녀성을 상품화하는 과정을 면밀하게 관찰합니다. 이른바 <소녀성 산업>의 탄생입니다.
📣이 책은 은10대들의 새로운 여성성인 ‘소녀성’이 어떤 경로로 10대 여성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승인된 어떤 속성을 가리키게 되는지 밝혀냅니다. 예컨대, ‘예쁨’, ‘스타일리시’, ‘패셔너블’ 같은 소녀성의 속성이 10대 여성 사이에서 승인되려면 반드시 또래 네트워크 내 평판 체계를 거쳐야 한다고 하는데요.
또래 네트워크 감성에 적합한 자기 전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10대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싶어 하는 속성에 포함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것은 10대 여성이 스스로 인지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소녀성’이 상품 판매 기업이나 마케팅 기업 등의 상업 주체와 긴밀하게 엮여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