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료타와 청육만의 왕복 편지. ‘변경의 사상’이라는 제목이 시사하듯, 이 책은 ‘변경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의 해답을 모색하는 데 책의 절반 이상을 할애합니다.
서구와 중국 내셔널리즘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제시되기도 하고, 역사적으로 변경 문화가 중국이나 미국에서 차지하는 의의 등에 비추어 변경의 의미가 새롭게 조명되기도 하는데요.
국민국가와 내셔널리즘을 넘어서기 위해 ‘국가 단위보다는 도시 단위로’ 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되기도 합니다. 다루고 있는 주제들이 결코 만만치 않은 무게감을 갖는 것임에도 학술서와 같은 체계적인 접근 방식과는 거리가 멀어, 편지의 이곳저곳에서 다양한 주제가 자유롭게 솟아나는 경쾌한 글쓰기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열두 번째 편지’에서 후쿠시마는 두 사람의 왕복 편지가 헬스클럽보다는 산책에 가까운 활동이라고 말하면서, 산책은 정신을 복수화하는 행위로서 가장 도시적인 행위라고 말합니다.
열네 편의 왕복 편지 역시 저자들은 중간 중간 아무 데나 들를 수 있는 산책처럼, 그때그때마다 눈에 들어온 풍경을 이야기할 수 있는, 어쩌면 가장 도시적인 정신을 재현하는 방법이라고요.
산책이야말로 답이 없는 미궁 같은 불확실한 현실에서 변경 사상의 강점인 유연한 사고를 이끌어낼 수 가장 좋은 처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회학은 일종의 일기예보 같은 것"
사회학은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일종의 일기예보 같은 것으로, 앞으로 다가올 사회 변화에 대해 사회학자는 약간의 경고를 할 책임이 있고 그 핵심은 문화에 있다고 생각한다.
근대 일본의 지식인은 오랫동안 변경의 ‘자기’(일본)와 중심의 ‘타자’(중국, 구미)라는 손쉬운 좌표 아래서 자기 인식을 구축해 왔습니다. … 낡고 알기 쉬운 좌표를 선호합니다. 그러나 중국과 서양만 모델로 삼는다면 세계 인식은 경직될 뿐입니다. 오히려 홍콩이 재미있는 것은 그 잡종성이 일본과 닮아 있지만, 근대화의 길은 전혀 비슷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 책은 2014년 우산운동으로 본격화된 홍콩 내 민주화 시위와 반중 운동의 열기가 한창이던 시절에 오간 왕복 서한집이다. 두 저자가 나눈 편지는 2010년대 홍콩 민주화운동을 발판 삼아, 문명의 중심(미국, 중국)만 바라보며 각자 고립되어 있는 동아시아 변경들의 자기 인식을 해체하는 지적 실험이다.
단순히 국가가 힘이 없어서? 권력자들이 부패해서? 그렇다고 치부하기에는 민주주의 국가를 자처하는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일들 가운데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이 책의 지은이 존슨 펄트는 한국에서 1년간 직접 정치인에서 검사와 경찰, 조직 폭력배 등을 만나며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